
프롤로그
2025.02.02 - [Degrees] - 심장뛰는 석사 입학 준비
심장뛰는 석사 입학 준비
프롤로그: 인생에서 석사라는 학위가 필요할까?저는 공부에 흥미도 없었고 딱히 잘하지도 못했습니다. 겨우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야 공부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제가 좋아하는 분야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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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이은 두번째 글입니다. 어느덧 영어를 준비한 지 1개월이 되었고, 그동안 느낀 솔직한 후기를 남겨봅니다.
또한, 개발자가 영어 공부를 하면 이 능력을 어떤식으로 활용하는지 들려드리겠습니다.
토플 준비에 관심이 있거나, 그저 개발자가 영어 공부 할 때 어떤 식으로 능력을 활용하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후루룩 읽기 쉬운 글이 되길 바랍니다.
다시 바빠진 일상
토플 현강에 1개월 동안 참여했고, 월/수/금 강남에 위치한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학원을 가는 날엔 오후 6시 20분쯤 퇴근하여 오후 7시에 시작하는 수업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10시쯤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늦은 저녁을 먹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야근을 하고 퇴근할 시간인데, 그 시간 동안 영어 수업을 듣다 보니 업무에 쏟는 시간이 줄어들었어요.
절대적으로 투자하는 시간이 줄다보니, 업무에 대한 압박이 높아졌고 학원을 가지 않는 날에 더 몰입해서 일하기도 하고 더 오래 야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부족해서 주말을 활용해서 업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출근, 퇴근 길, 화장실에 머무르는 시간에 항상 휴대폰으로 단어를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앱에 사용제한을 걸어두고 일상생활에 영어를 공부하는 비중을 올려갔어요.
주말에는 미뤄진 일들을 처리해야 합니다. 블로그 글도 써야 하고, 커뮤니티 운영, 회의, 커피챗, 헬스 등 평일에 소화하지 못한 일들을 쳐내기에 바쁘죠.
주변 동료들은 저를 보고 "고시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계속 단어를 외우고 있거든요.
학원 수업은 어땠나?
수업 후기
솔직히 첫 수업부터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이미 기초(문법)가 되어 있다는 가정 하에 진행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또한 회사에서 출발하기 전 10~15분 정도 간식을 섭취하고 수업을 듣는데, 졸음이 밀려와 화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
명확한 목표가 있어서 그런지, 스스로 조는 모습을 마주할 때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해서 답답했거든요.
토플은 총 4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토익과 동일하게 Reading, Listening을 비롯해 Speaking, Writing 과목도 있습니다.
Speaking, Writing 과목이 단순히 말하고 쓰는 것이 아니라 Reading과 Listening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조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됐어요.
말하기 위해 수십줄의 지문을 읽어야 하고, 그 지문을 기반으로 토론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말을 하거나 글로 써야 하거든요.
영알못인 제겐 "와.. 이걸 어떻게 해..?"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5분이 넘어가는 리스닝을 듣다 보면 집중력이 흐려지고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재밌게 수업을 해주셔서 중간중간 몰입되게 만들어 주셨어요. 농담하는 시간마저도 수업에 포함된 것처럼 스토리텔링이 되었고, "역시 1타 강사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강생 나이대
연령대는 얼핏 액면가로 봤을 땐,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아 보였어요.
다들 대학생 느낌이 물씬 났습니다.
각자의 다른 목표와 이유로 학원에 왔겠지만, 상대 평가로 점수를 매기는 과목에선 모두 경쟁자이기에 제 승부욕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모님 돈이 아니라 제 돈으로 결제했잖아요? 제가 제일 강할 겁니다.
개인 공부
개발자가 개발이나 해야지
단어 암기 페이지 제작
학원에서는 매일 50개의 영어단어 시험을 치릅니다.
[영어단어 - 뜻]으로 구성된 단어장을 보고 단어와 뜻을 외우기만 했었는데요, 시대가 변한 건지 토플이 이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래 사진처럼 [영어단어 - 뜻 - 유사어] 형태로 구성된 단어장이었습니다.
단어 시험은 문제에 나오는 영어 단어만 보고 유사한 뜻을 가진 영어단어를 고르는 방식으로 시험을 칩니다.
학창 시절에는 그냥 선생님이 제공해 주는 단어장을 보고 쓰고, 말하고, 눈으로 보며 단어를 외웠어요.
하지만 하나의 영어 단어에 엮여있는 모든 유사어를 다 외웠는지 스스로도 알기 어려웠기에 빠르게 외울 수 있고, 확실하게 외울 수 있는 나만의 단어 외우는 방식이 필요했어요.
지금은 어엿한 개발자가 되어 간단한 웹페이지 정도는 AI를 이용해 20분이면 배포까지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죠.
그래서, "단어를 효율적으로 외우는 페이지를 만들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별다른 설계 없이 아래처럼 무작정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실제 단어 시험처럼 4지선다 중에서 유사한 단어를 고르는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근데, 스스로 기능을 테스트하며 신기한 점이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단어의 경우, 해당 영어 단어를 먼저 보지 않고, 본능적으로 의미를 보고 정답을 선택하더라구요.
그래서 첫 사이클은 한글 뜻과 영어 단어를 매칭시키는 암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오답의 경우 정답이 노출되고 그 단어를 한번 더 기억할 수 있게 구현했습니다.
정답을 한 번 맞힌 단어라면 두 번째 사이클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두번째 사이클에는 한글 뜻이 노출되지 않도록 만들었어요.
그럼 영어 단어만 보고 유사한 단어를 선택해야 하죠.
이렇게 두 번째 사이클까지 정답을 맞히면 그 단어는 초기화하기 전까지 더 이상 노출되지 않습니다.
암기 프로세스
그래서 여러 테스트를 거친 후, 이러한 프로세스로 정착하게 하게 됩니다.
외운 단어는 먼저 암기 완료 사이클로 진입하여 더 이상 노출되지 않게 되고, 외우지 못한 단어는 계속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사이클에 남게 되겠죠.
구현과 배포는 어떻게?
개발자라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Python3, Flask, Html/CSS, Javascript를 활용했고, 뼈대가 되는 스켈레톤 코드는 ChatGPT 4o를 활용했습니다.
배포의 경우 vercel을 이용했고 github에 커밋푸시를 하게 되면 vercel에 자동 배포하는 파이프라인입니다.
커밋 룰, 클린코드.. 등 다 좋지만 누군가에게 공개할 것도 아니고, 극한의 시간 활용을 위해 이런 부분까진 신경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형상 관리는 Github에서 private-repository로 관리하고 있구요.
욕심내서 신기능을 적용하다가 버그가 발견되어 롤백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어 발음을 해주는 기능이 정말 좋았는데요. 아래와 같은 코드를 구현했습니다.
function playPronunciation(word) {
const utterance = new SpeechSynthesisUtterance(word);
utterance.lang = 'en-US';
speechSynthesis.speak(utterance);
}
// ✅ 페이지 로드 시 자동으로 유사어 발음 실행
window.onload = function() {
setTimeout(function() {
playPronunciation('{{ question.synonym }}');
}, 300); // 0.3초 딜레이 후 실행
};
토플은 스피킹 과목도 있기 때문에 영어 발음도 중요한데요, 처음 보는 단어를 읽을 때 잘못 발음하여 외울 수 있는데 위 코드를 이용해 영어 발음을 들으며 암기할 수 있었습니다.
단어가 노출될 때, 보기에 나와있는 단어 버튼을 클릭했을 때, 의도적으로 발음 버튼을 눌렀을 때 해당 함수를 호출하여 영어 발음을 들려줍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나 귀찮은 점은 아직 스프레드파일을 직접 추출해서 repository에 넣어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스프레드시트 API를 활용해 입력한 값을 읽어와 처리할 생각입니다.
그럼 저는 단어를 스프레드시트에 입력하기만 하고 특정 API를 호출해 단어 목록을 다시 읽어오기만 하면 되겠죠.
다시 구현한다면?
Python, Flask 없이 그냥 html, css, javascript만 활용할 것 같습니다.
꼭 서버를 띄우지 않아도 정적 파일만으로 작동시키는 거죠.
지금은 Flask를 이용하고 있고, 최소한의 서버 통신을 하고 있긴 하지만..
가끔 연결이 끊기면 다시 로딩하는 부분이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특별히 거창한 기능이 없기에 기존 기능을 javascript만으로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여간, 개발자들이란..
제가 이 페이지를 만들었을 타이밍에 저와 함께 토플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도 똑같이 뭔갈 만들었더라구요.
Python, Streamlit을 이용해 빠르게 UI를 구성하고 기능을 만드셨습니다.
토플 Writing에서는 사용한 단어 갯수도 중요한데요, 보통 150개 이상의 단어를 사용해야 하기에 내가 작문할 때 몇 개의 단어를 사용했는지 카운팅 하는 기능과 문제를 랜덤 하게 출제하는 기능을 구현하셨어요.
또한 시간도 중요하기에 타이머 기능을 함께 넣어 실제 시험과 같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디테일한 구현을 해뒀습니다.
둘 다 똑같은 이야길 했는데, 역시 영어보다 개발이 더 재밌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부족한 어휘력 보충하기
학원에서 시험을 위한 단어를 외우고 있긴 하지만, 저는 더 많은 어휘를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말해보카라는 어플을 사용하며 프리미엄 회원을 결제했고 매일매일 단어를 습득하고 있습니다.
이 어플에 대한 설명은 이미 너무나 많은 글이 있고, 글을 보는것보다 체험판 기간을 활용해 직접 사용해보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백번 말로 듣는 것 보다 직접 해보는 게 빠를 거예요.
말해보카 어플에는 사용자의 학습 데이터 기반으로 다양한 시각 자료를 보여주는데요.
아래 사진처럼 제 어휘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기도 합니다.
토플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단순히 어휘를 암기했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입 밖으로 그 단어를 내뱉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암기만 해두면, 그 단어를 리딩이나 리스닝할 때 이해할 수야 있겠지만 작문을 하거나 스피킹을 할 때는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글로 된 문장을 보고, 내가 번역가가 됐다는 느낌으로 영어 문장을 내뱉는 것을 계속 연습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영어 공부를 빙자한 개발자들의 토이 프로젝트 아티클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개발을 전혀 몰랐더라면 지금처럼 효율적으로 공부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업무와 동시에 학원도 다니고 과제에 치여 살다 보니, 곧 번아웃이 올 것 같은 조짐이 보이네요.
직접 문제를 풀다 보니 이거 2개월 준비로는 어림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유학을 다녀오셨거나, 이미 영어가 익숙하신 분들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한 달 정도 공부하면서 100점 이상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둘 다 해당되지 않는 제겐 최소 4개월은 필요하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어려운 것은 멘탈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공부하며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다 보니, "내가 석사를 그렇게 원했던가?" 하는 생각도 문득문득 들곤 합니다.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안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
그냥 딱 이 말만 다시 새기고, 오늘 하루도 힘겹게 넘겨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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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런 지식공유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MSA 전환이 취미입니다.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몰입감있게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