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3년 상반기에 이력서 스터디를 진행했고 프론트엔드를 제외한 직군에서 스터디 리딩을 하게 되었습니다.
약 10명 가까운 인원이 참여했으며, 이력서 플랫폼(또는 툴) 결정 과정과 제 이력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자세하게 기술합니다.
단, 스터디 진행 방식에 대한 회고글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이력서 최종 업데이트 이후 지원한 모든 회사에 서류 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력서와 관련된 글 보기
2023.07.16 - [후기/경험] - 2023 상반기를 되돌아보자
2023.12.10 - [후기/경험] - 채용 한파에 카카오뱅크 최종 합격 후기
이력서에 노션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2022.12.08 - [후기/넥스터즈] - 넥스터즈 지원자 서류 검토 후기
넥스터즈 회장을 하면서 수백개의 이력서를 하나씩 검토했던 경험에서 얻은 것은 "이력서는 노션으로 쓰면 안되겠다" 였습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노션이라는 페이지 자체가 막혀있는 회사가 있다
특정 회사의 보안 정책에 따라 노션이라는 페이지가 막혀있는 경우인데요,
이러한 이유로 내 이력서 자체에 접근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지원자가 해당 회사 내부적으로 이를 막아뒀는지 알 방법이 없지만, 노션을 사용하지 않고 pdf로 제출한다면 이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둘째, 서류 검토자에게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이건 개인의 실수인데, 노션에는 내 페이지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과 특정 유저에게 공개하는 2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모르고 제출한다면 노션 링크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람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생깁니다.
저는 이런 경우를 서류를 검토하며 허다하게 경험했고, 하위 페이지까지 공개범위로 설정해 버려서 불필요한 페이지까지 접근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셋째, 이력서에 Depth가 생긴다
저는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구분하여 작성하는데요, 포트폴리오에는 구체적인 정보가 담기기에 depth가 어느 정도 존재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depth란 펼치기/접기, 클릭을 통한 세부 정보 열람 등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력서에 depth가 생긴다는 것은 서류검토자에게 클릭이라는 액션을 유도하고 많게는 수백 장의 서류를 검토해야 하므로 엄청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내용을 작성하며 depth 없이 작성할 수 있겠습니다만 꽤 많은 노션 이력서들이 이미 Depth를 갖고 있었고 많은 클릭을 해야만 했었습니다.
넷째, 이력서 제출을 pdf로 제한하는 경우
간혹 pdf 제출만 가능한 회사가 존재합니다.
노션도 pdf export 기능이 있습니다만, 모든 표의 사이즈가 깨지고, 한 페이지에 담기는 내용이 일정치 않아 문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페이지를 맞추려면 줄 간격 조정 후 pdf export를 계속 반복하며 한 페이지에 내용이 알맞게 담기는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선택한 이력서 에디터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pdf 제출을 하기로 결정했고 Microsoft Word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노션에 비하면 툴을 어느 정도 다룰 줄 알아야 하기에 약간의 러닝커브가 있긴 하지만, 범용적으로 사용하기에 무난한 툴이고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기에 좋았습니다.
이력서 피드백 스터디
이력서 피드백 스터디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인 재그지그님과 함께 했습니다.
스터디 진행 방식과 관련한 내용은 재그지그님의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1조는 프론트엔드, 2조는 프론트엔드를 제외한 직군이었으며 총 9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Figma를 활용해 진행했고 1조와 2조가 스터디는 따로 진행되지만 서로의 진행상황이나 이력서 변화 과정, 피드백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이력서 이미지를 등록하면 거기에 코멘트를 달아 피드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대부분 큰 맥락에서의 피드백 내용은 비슷했습니다.
- 오탈자, 공식 명칭 체크
- 문장이 어색한 부분이 있다
- 너무 빽빽한 느낌의 디자인이다
- 불필요한 내용이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대외활동 회장 증명서 등)
- 내용이 너무 상세해서 포트폴리오 같은 느낌이 든다. 더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 설명이 부족해서 어떤 프로젝트인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 추상적인 표현이 있다
- 이력서에 증명서 하이퍼링크(상장, 활동 인증서 등)를 너무 많이 달아두는 것 같다
대부분 비슷한 의견을 주셨기에, 어느 정도 주관적인 내용이 모여 객관적인 피드백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디자인이나 표현의 차이는 개인 스타일 차이라 "이런 방식도 고려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같은 느낌으로 피드백을 주기도 하셨습니다.
이력서 버저닝
저는 이력서 스터디 전의 이력서(v0)부터 피드백을 통해 점점 바뀌어가는 이력서들 v4까지로 각각 버저닝을 했습니다.
낮은 버전일수록 디자인이나 내용의 변화가 컸습니다.
피드백 이전의 초기 이력서 version 0
포트폴리오를 따로 작성하지 않던 시절이라, 이력서가 무려 7페이지에 달했습니다.
너무 보여주고 싶은 내용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각 대외활동을 너무 자세하게 적었고 하드 스킬(언어나 프레임워크) 외 소프트 스킬(커뮤니케이션, 업무 태도 등)까지 자세히 적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로 기여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도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울 정도로 자세히 적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이 이력서를 보고 든 느낌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은 알겠는데 뭐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다"였습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내용을 선정하고 압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력서 version 1
version0에서 version1로 넘어가며 바뀐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나누게 되면서 구체적인 프로젝트 설명은 제거: 이력서에서는 담백한 내용만 담기 위한 목적
- 대외활동에 대한 설명을 압축: 대외활동을 많이 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서 압축함
- 기술 스택(스킬) 영역을 최상위로 올림: 기술 스택이 하단에 위치하면 모든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기술스택을 봐야만 파악 가능하므로 다른 부분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최상단으로 끌어올림
- 소프트 스킬(보유 역량) 제거: 이력서에서는 기술 기반의 내용만 다루는 게 맞다고 생각했음
내용을 압축하고 제거하다 보니 7페이지 분량에서 3페이지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전 버전보다 확실히 내용이 간결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문장이 어색한 부분도 존재하고 무엇보다 신경 쓰였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 이 이력서를 처음 보는 사람은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이해할 수 없다.
- 비즈니스적으로 성과를 낸 부분을 어필하고 싶으나,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비즈니스를 설명해야 한다.
- 피드백으로도 비즈니스적인 성과를 이해하기 힘들어 어느 정도의 성과인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는 피드백이 존재
결국, 설명을 하기 위한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력서를 읽는 사람이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비즈니스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이 부분을 더 담백하게 바꿀 순 없을까?라는 과제가 남아있었습니다.
이력서 version 2
version1에서 version2로는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부분이 변경되었습니다.
- 이력서 디자인의 변경: 아무리 봐도 디자인이나 폰트 선정이 너무 둥글둥글해서 좀 더 담백한 느낌이 들도록 약간의 변화를 줬습니다.
- 기술 스택에 대한 설명 제거: 이전 버전에서는 기술스택에 부연 설명을 달았지만 추상적일 수 있어서 제거했습니다.
- 이해하기 난해한 부분을 제거: 프로젝트 담당자가 아니면 모를만한 내용을 과감히 제거했습니다. 설령 그게 성과일지언정 이해도를 높이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디자인 변경 후 훨씬 깔끔해졌고, 가독성이 증가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어느 정도 큰 틀은 완성되었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력서 version 3
version 3에서는 단번에 아시겠지만 1페이지의 좌측 배너가 등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전 버전은 너무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요.
이 배너의 등장으로 밋밋함은 해소되었지만, 배너의 너비 때문에 내용을 담는 공간의 너비가 줄어들었고 배너를 가득 채우지 못해 공간의 낭비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력서 version 3.1
첫 서류 광탈했던 이력서이며, 특정 회사를 타겟팅하여 변경한 이력서이므로 version 4로 버저닝 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채용 공고가 떠서 version 3의 배너 공간을 그대로 활용하되, 지원 회사의 JD나 고유한 컬러 값을 따내 일부를 수정한 이력서입니다.
내용상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지원 공고에 요구하는 우대사항에 맞춰 내용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version 3에서는 각종 대외활동에 하이퍼링크를 걸어서 뭔가를 자꾸 증명하려고 했는데, 3.1 버전에서는 이를 과감히 제거하여 보다 깔끔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트래픽이 많은 조직에 트래픽으로 어필하려 했으나 이게 지나치게 적은 수치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게 크리티컬 한 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운 수치였기에 서비스의 성장을 함께 어필했습니다.
다만 트래픽이라는 게 워낙 다양한 요인으로 증가될 수 있는데, 이걸 서비스의 성장으로 어필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력서 version 4 (최종)
version 0부터 version 3.1까지 직접 바꿔가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쳤고, 다양한 피드백을 수렴하여 version 4가 탄생했습니다.
아래와 같은 점들이 변경되었습니다.
- 1페이지 상단의 자기소개 제거: 이력서에서는 기술(스킬)과 활동만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만 남기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았고, 이 이력서 내용에서 구체적으로 궁금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첨부된 포트폴리오로 접근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간단한 소개글은 포트폴리오로 이동했습니다.
- 디자인 정착: 좌측의 배너를 제거했습니다. version 3에도 말했던 것처럼 공간의 낭비가 심했고, 배너를 사용하였으나 그만큼의 가치가 없었기에 제거하는 방향으로 정했습니다.
- 프로젝트 일부 내용 제거: 과거에 인턴 했던 프로젝트 내용을 제거했습니다. 유의미한 성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간이 너무 짧기도 했고 집중이 분산되는 느낌이 들어 과감히 제거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랄까요,,)
앞으로도 내용이나 디자인을 조금씩 변경하긴 하겠지만, 당분간은 최종버전 이력서에서 큰 변화 없이 해당 포맷을 그대로 사용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디자인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특색 있는 이력서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 평범한 이력서가 된 것 같아 내심 아쉬웠습니다.
근데 어쩌면 이러한 평범속에서 각자가 걸어온 길이 다르기에 이게 특색있는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이력서를 공개하는 이유
사실 이력서 변화 과정 모두 공개하는 것은 상당히 부끄럽고 나름의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공개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기보다는 제가 시행착오를 겪어온 과정을 똑같이 겪게 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저는 채용 시장을 상품의 판매와 영업이라고 비유하는데요.
이력서를 기업에 제공하고 그 이력서를 검토하는 과정이 마치 상품의 판매를 위한 설명서 제공, 상품의 구매 의사결정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하여, 이력서는 그저 내가 거쳐온 길을 증명하고 어필하는 공간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사실, 내 이력서를 읽는 사람에게 어떤 부분을 강조할지, 조직에서 요구하는 점은 무엇인지, 내가 제공하는 상품 설명서가 너무 난해하진 않은지를 고려하지 못했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다 보니 내 이력서의 접근성, 가독성, 디자인, 강점 등을 생각할 수 있었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조금씩 개선되는 이력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가진 재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똑같은 재료여도 어떻게 데코를 하느냐, 어떤 맛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재료가 별 볼 일 없다고 주눅 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채용시장은 이력서 1등을 뽑기보다는, 조직과 가장 잘 맞는 사람을 뽑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지했다면 그저 방치하거나 주눅 들지 마시고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거나, 내가 가진 강점을 더 강화해 보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새로운 스택을 익히거나, 스터디를 병행해 가며 부족했던 기초 지식을 쌓거나..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뭐라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내 이력서 최종 지점
나를 1페이지로 소개할 수 있는 강력한 임팩트가 있는 이력서를 작성해보고 싶습니다.
사람 이름 자체가 이력인 대단한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매 이력서를 버저닝 하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임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구구절절 내용을 어필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용을 더 압축할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더라구요.
그 다가올 언젠가를 위해서 꾸준하게 달려봅시다!
아무튼, 이번 아티클이 누군가에겐 유익한 정보이거나, 누군가에겐 조금이나마 울림이 있는 글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피드백은 공개 댓글로 달아주세요!
'후기 > 경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회하지 않으며 살아간다는 것 (13) | 2024.02.04 |
---|---|
티스토리 댓글을 Github 댓글로 바꾸기 (giscus 적용) (2) | 2024.01.21 |
채용 한파에 카카오뱅크 최종 합격 후기 (3) | 2023.12.10 |
2023 상반기를 되돌아보자 (0) | 2023.07.16 |
늦다 못해 숙성되어버린 한 해 회고 (1) | 2023.02.26 |
인프런 지식공유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MSA 전환이 취미입니다.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몰입감있게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