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4년은 도전과 성찰, 그리고 성장으로 가득했던 한 해였습니다. 금융 도메인으로의 이직, 이력서 강의의 성공적인 런칭, 인간관계 속에서의 깨달음, 그리고 철학적 사고를 통해 제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경험한 주요 사건들을 하나씩 돌아보며, 그 안에서 얻은 배움을 나누고자 합니다.
경험 없던 금융권으로 경력 이직
2023.12.10 - [후기/경험] - 채용 한파에 카카오뱅크 최종 합격 후기
2023년 12월, 저는 카카오뱅크로 이직하며 금융 도메인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발을 들였습니다. 금융은 다른 도메인과 달리 비즈니스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법적 규제와 개인 정보 관리 같은 요소까지 더해져 도메인 지식의 중요성이 업무 전반에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였습니다.
제가 맡은 역할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설계된 시스템을 검토하며, 비즈니스 요건과 기술적 안정성이 조화를 이루는지를 판단하는 일이었습니다. 입사 당시, 약 1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설계를 마치고 개발 단계로 넘어가려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입사 후 한 달 만에 기존 설계를 분석하며 구조적 오류를 발견했고, 유관 파트와 논의 끝에 설계를 재구성하는 과정에 기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설계에 담긴 구성원들의 노력을 존중하며, 동시에 제 논리가 맞는지 끊임없이 검증하고 증명해야 했습니다.
금융 개발의 기존 관습과 새로운 시도
금융권 개발 환경에서는 SI(System Integration) 프로젝트에서 자주 사용하는 비즈니스 흐름 중심의 개발 방식이 익숙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업무 프로세스나 요구사항에 따라 코드를 순차적으로 작성하는 형태로, 종종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이 하나의 메서드에 밀집되거나 추상화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관행 대신, 저는 Java와 Spring Boot 스택을 활용해 코드의 가독성과 유지보수성을 높이고자 고민했습니다. 코드를 더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작성하는 방법을 도입하면서, 팀 내에서 효율적이고 표준화된 개발 방식을 구축하려 노력했고 지금도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적용하고 있습니다.
코드리뷰 문화의 도입
제가 입사했을 당시 팀에는 코드리뷰 문화가 전무했습니다.(여기서 말하는 코드리뷰는 PR, MR을 이용한 코드리뷰를 의미합니다) 코드리뷰 없이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코드 품질이나 팀원 간 코드 스타일의 일관성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입사 직후부터 코드리뷰 문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를 직접 제안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소스코드를 제가 직접 리뷰하며 코드 수정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코드리뷰와 새로운 개발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구성원들도 시간이 지나며 이를 점차 받아들였고, 서로의 작업을 피드백하며 배우는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제 판단을 믿고 지지해준 구성원들 덕분에, 1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함께 성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기술적인 변화는 결국 사람과의 신뢰 속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변화가 팀의 성장과 성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임을 모두가 체감하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코드리뷰를 통해 각자의 강점을 코드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었고, 각 구성원이 "더 나은 코드"를 고민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인프런 이력서 강의 런칭
2024년 4월, 저는 인프런에서 이력서 강의를 기획하고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업무 강도 속에서도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활용해 강의를 제작하며, 번아웃이 두 번 이상 찾아올 정도로 힘든 시기를 겪었어요. 촬영 중에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흔들리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던 건 러닝메이트로 함께했던 세 분 덕분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지지 덕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강의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강의는 성공적으로 런칭되었고, 현재는 약 500명 이상의 수강생이 참여하며 평점 5.0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운이 좋게도, 인프랩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강의들보다 더 많은 수강생을 유치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영향력
강의를 시작하며 예상치 못했던 순간 중 하나는, 수강생들의 합격 소식을 들을 때 찾아오는 행복이었습니다. 어떤 수강생이 "강의를 듣고 준비한 덕분에 원하는 회사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그 순간의 행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단순히 강의를 만든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에서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거든요.
이런 순간들은 강의를 준비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번아웃마저 잊게 만들 만큼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임감
시간이 지나며 강의를 수강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저에게는 책임감이라는 무게도 함께 커졌습니다. 수강생들이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정보 전달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과 방향성입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강의 내용을 꾸준히 점검하고, 추가적인 자료를 제작하며, 강의 이후에도 질문에 답변하며 소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수강생들의 성취와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제가 해야 할 역할도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각자가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력서 강의는 단순히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이 아니었어요. 사람들과 연결되고, 그들의 성취를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너무도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강의를 시작할 때는 번아웃과 불안감 속에서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수강생들의 합격 소식과 따뜻한 피드백은 제가 앞으로도 계속 이 길을 걸어가야 하는 이유가 되어 주었어요.
지금은 기술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의 런칭 이후, 강사로서의 활동
강의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이후, 제 삶은 또 다른 방향으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부트캠프, 교육기관, 출판사 등 다양한 곳에서 협업 제안을 받으며 강사와 멘토로서의 활동이 본격화되었죠. 강의가 끝난 뒤에는 조금은 여유가 생길 거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일정이 더 빽빽해졌습니다.
때로는 번아웃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 같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일들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수강생들과의 만남과 소통이 저를 끊임없이 배우게 하고 성장하게 했어요.
강의를 수강한 분들 중 일부는 구체적이고 열정적인 질문들을 보내오곤 했습니다. 질문의 깊이나 방향은 모두 달랐지만, 그 안에는 각자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온 흔적이 담겨 있었어요.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하다 보면 저 자신도 다시금 배움을 정리하고, 때로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수강생들의 질문을 통해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은 무엇일까?"를 자주 돌아보게 되었고, 단순히 강사로서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그들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관마다 다른 학습 분위기와 태도
강의를 통해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면서, 기관마다 수강생들의 학습 태도나 분위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수강생들이 서로 협력하며 적극적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또 어떤 곳에서는 조용하지만 내면적으로 깊이 고민하며 학습에 임하는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차이들을 경험하며, 저는 단순히 강의를 전달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각 기관과 수강생들의 특성에 맞춰 내용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택을 하고, 수강생들이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강사라는 역할에 대한 깨달음
강사로서의 활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매 순간 느꼈습니다. 수강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이었어요.
때로는 질문에 답을 주기보다, 그들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강사로서의 역할은 단순히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성장을 돕는 동반자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처럼, 강사 활동은 제게 또 다른 배움과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수강생들의 질문과 성장은 제가 다시 배우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다양한 기관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강사로서 수강생들이 더 나은 길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그 길의 동반자로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 아직은, 이 경험들이 저 자신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성숙해지기
2024년은 기술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제 자신과 인간관계를 깊이 돌아볼 수 있었던 해였습니다. 그동안 바쁜 일상 속에서 기술에 대한 FOMO(Fear of Missing Out)를 느끼며 끊임없이 공부를 이어왔지만, 정작 저 자신과 가치관에 대해 깊이 고민할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계기 중 하나가 바로 가장 젊은 날의 철학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나 자신, 인간관계, 그리고 삶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제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인간관계와 나를 둘러싼 관계에 대해
지난 몇 년간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면, 저를 힘들게 하고 무너지게 했던 관계도 있었지만, 반대로 저를 성장시키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해준 견고한 관계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험 속에서 저는 "사람은 바꿀 수 있다!"라는 생각이 어쩌면 나의 오만일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강한 계기와 동기가 없다면 본성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고, 동시에,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었는지도 돌아보게 되었고, 결혼이라는 제도를 단순히 추상적으로만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더 구체적으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만난 분들 덕분에 저는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SNS에 공유해주시거나 진심 어린 후기를 남겨주시며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의 따뜻함이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분들의 행동을 통해 “나도 과연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고, 감사함과 존경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 저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눈앞의 성취를 이루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삶을 더 거시적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서도, 나만의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저를 둘러싼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통해 더 나은 관계와 삶을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마무리
2024년은 도전과 성취, 그리고 인간관계와 자기 성찰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해였습니다.
아직 저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성장해가야 할 길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저와 함께해 주신 분들, 그리고 앞으로 인연을 맺게 될 분들께 미리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한층 더 성숙해지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2024년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했던 순간들과 배운 점들을 떠올려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내년에도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며, 더 멋진 도전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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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런 지식공유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MSA 전환이 취미입니다.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몰입감있게 전달합니다.